마지막임을 알았을 때
고은별 시인
나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후에
마지막이라는 말을 참 많이도 생각해 보았습니다.
그때마다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.
처음에는 마지막이라는 말을 믿을 수가 없었지요.
당장이라도 전화를 걸면 달려올 줄 믿었습니다.
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
그것이 마지막임을 알게 되었고
그것이 나를 슬프게 하였습니다.
그렇습니다.
나는 아직도 마지막이라는 말보다
더 슬픈 말을 알지 못합니다.
내 곁에 있어야 할 사람이 없음보다
더 슬픈 존재를 알지 못합니다.
지금도 떠오릅니다.
그윽하게 바라보던 옛 사랑, 그 눈빛.
사진 속의 기억이 그립습니다.
하지만
배경으로 한 라일락 향기를 흩날리며
그 사람은 추억만 남기고
영원히 떠나갔습니다.
마지막 뒷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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